한국 구약학의 최고 권위자 중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김이곤 한신대 명예교수가 ‘한신구약학회’를 결성하고, 29일 오후 종로5가 백주년기념관에서 ‘창립 기념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김 교수는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에 대한 구약신학적 이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 이들 셋은 ‘하나’로, 창조주 하나님께서 설정하신 ‘삶’의 한 단락들임을 구약의 그림언어 ‘스올’을 통해 설명했다.

구약성서가 말하는 ‘죽음의 이중성’
구약성서는 철저히 전지전능, 무소부재, 영원무궁 등 창조주의 창조성이라는 맥락 안에서 ‘인간의 죽음’과 관련 ‘죽음의 이중성’을 말하고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먼지로부터 만들어진 인간이 그 본래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을 죽음으로 보는 견해다.
그는 “구약성서에 의하면 먼지로 돌아가는 것으로서의 ‘죽음’은 피조물인 인간이면 (타락 이전부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인간이 타락하기 전부터 물려받은 자명한 ‘창조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먼지로 돌아가는 것으로서의 죽음을 인생의 완전한 끝, 완전한 마지막’으로 묘사하지 않는 견해다. 즉 진정한 죽음은 이른바 ‘하나님으로부터의 분리’이지 ‘먼지로 돌아가는 것’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다.
그는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질서 아래서 죽음은 ‘여러 구원사적 질서들 중 하나’이지, 결코 ‘절대적 마지막’은 아니다”라며 “죽음은 창조주 하나님의 통치 영역 안에 있는 하나의 ‘작은 점’ 또는 ‘짧은 선’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림언어 ‘스올’ 통해 ‘죽음’으로부터 ‘영원한 삶’에로 가교 놓아
김 교수는 ‘죽음은 여러 구원사적 질서들 중 하나’라는 자신의 발언을 구약성서에 나오는 그림언어 중 하나인 ‘스올’을 통해 설명했다.
그는 “구약성서는 심연 속에 큰 공간을 가지고 있는 ‘죽은 자들의 세계, 곧 스올’이라는 그림언어를 동원해, 그 풀기 어려운 ‘생’과 ‘사’의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답함으로써, ‘죽음’으로부터 ‘영원한 삶’에로 가는 길의 가교(架橋)를 놓았다”고 밝혔다.

죽은 후 인간의 몸은 비록 먼지로 돌아가지만, 그 몸의 모사(模寫)가 전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하나의 그늘(shade)로서 ‘스올’이라는 장소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올의 세계’에 대해 그는 “스올은 하나님의 구원사적 섭리의 일부로, 망자(亡者)들이 모여 최후의 심판 때까지 기다리는 ‘임시적인 장소’, 지상의 삶과는 관계가 끊어지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하나님과의 교제’가 일시 중단되는 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죽음의 세계, 또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징검다리에 불과
결론적으로 죽음의 세계는 또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하나의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삶(生)’과 ‘죽음(死)’ 그리고 ‘죽음 후의 삶(死後 生)’은 ‘하나’임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이 ‘삶(生)’과 ‘죽음(死)’ 그리고 ‘죽음 후의 삶(死後 生)’이 단지 창조주 하나님의 거주지 안에 있는 것으로, 창조주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죽음(死)’은 창조주 하나님이 설정하신 ‘삶’의 한 단락에 불과하고, ‘죽음 후의 삶(死後 生)’이란 지상의 삶(生)의 그림자”라며 “따라서 ‘죽음’ 이전의 삶의 한 단락, 즉 흙으로 돌아가기 이전의 삶의 단락을 주의 뜻에 맞게 사는 것만이 참된 선(善)”이라고 주장했다.

제공;구굿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