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다보면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말씀이 나오곤 한다.

나에게도 그와 같은 말씀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말씀 중에 하나가 바로 출애굽기 21장 24절의 말씀과 마태복음 5장 38절의 말씀이다.

왜냐하면 출애굽기 21장에서는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24절)고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마태복음 5장 38절과 39절에서는 그 말씀을 뒤집으시면서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시기 때문에 변함이 없으셔야만 하는데 그리고 온전하시기 때문에 발전도 없으셔야만 하는데 어떻게 구약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신약에서는 저렇게 말씀하시는 것일까 하는 것이 나의 의문이었다.

그러나 서로 배치되는 것 같아 보이는 두 말씀 속에는 아주 깊으신 하나님의 뜻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어느 날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이것이다.

사건이 일어나면 한 사건에 두 사람이 생기게 된다. 하나는 피해자요 또 다른 하나는 가해자이다.

그런데 마태복음과 출애굽기를 자세히 보면 하나는 피해자에게 주신  말씀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가해자에게 주신 말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마태복음은 피해자에게 주신 말씀이고 출애굽기는 가해자에게 주신 말씀이다.

피해자에게 주신 마태복음의 말씀은 남이 나에게 잘못했을 때 사랑으로 용서해 주라는 말씀이고 가해자에게 주신 출애굽기의 말씀은 내가 남에게 잘못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거나 남에게 전가하지 말고 그리고 축소하지 말고 정확하게 책임을 지라는 말씀이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는 출애굽기를 보고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여 책임을 지려고 하고 피해자는 마태복음을 보고 용서해 주려고 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근사한 일이 되겠는가?

바로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도록 살라고 하나님께서 출애굽기에서는 눈은 눈으로 갚으라고 말씀하신 것이고 마태복음에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피해자일 때 마태복음을 보고 가해자일 때 출애굽기를 보면서 사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란다.
                                        김동호목사(높은뜻숭의교회) / 출처 : 한국기독공보